일본에서 배우는 미래 농업 혁명: 기후 위기를 넘어서는 식물공장 성공 전략
일본에서는 기후 변화와 농업 인구 감소라는 도전 속에서 ‘식물공장’이 지속 가능한 농업의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식물공장 사례는 한국의 스마트팜 및 귀농 정책 수립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식물공장이란 무엇이며, 어떤 유형이 있는가?
식물공장은 시설 내에서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양분, 수분 등 식물 생육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하여 작물을 재배하는 시설 원예의 한 형태입니다. 환경 및 생육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고도의 환경 제어와 생육 예측을 수행함으로써 엽채류 등의 식물을 연중 계획적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식물공장은 태양광을 이용하는 ‘태양광 이용형’, 태양광과 인공광을 병용하는 ‘병용형’, 그리고 인공광만을 사용하여 재배하는 ‘인공광형’으로 분류됩니다. 특히 인공광형은 폐쇄된 공간에서 환경을 고도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심 근교나 실내에서 새로운 농업 형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2025년 2월 기준 일본 내 식물공장 시설 수는 태양광 이용형 197개소, 태양광 및 인공광 병용형 50개소, 인공광형 191개소입니다. 최근에는 인공광형이 소폭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태양광 이용형과 병용형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식물공장이 주목받는 배경
일본은 고시 내각의 ‘위기관리 투자’ 및 ‘성장 투자’ 17개 전략 분야 중 하나로 ‘푸드테크’를 선정했으며, 그 핵심 분야 중 하나로 식물공장이 제시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식물공장은 농업 생산성 향상과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수확량 변동성 확대 및 농업 종사자 감소와 같은 농업의 구조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노지 재배에서는 날씨나 병충해의 영향으로 수확량과 품질의 편차가 발생하기 쉽지만, 식물공장은 환경 제어를 통해 이러한 외부 요인의 영향을 억제하고 연중 안정적인 공급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는 식품 제조업체나 소매업체에게 조달 리스크 감소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일부 과채류와 엽채류 공급에 그치지 않고, 기능성 성분을 조절한 채소, 특정 용도에 최적화된 채소 생산, 품목 다양화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의 확장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식물공장은 기후 변화 속에서 채소 가격을 안정화하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작물의 국산화를 이루는 데 활용이 기대됩니다. 현재 집필 단계에서 공표된 성장 전략의 관민 로드맵 초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식물공장 분야에서 2040년까지 국내외 시장점유율 30% 확보를 목표로 설정하고, 관민 합동으로 투자를 확대해나갈 방침입니다.
일본 식물공장의 발전 역사와 시장 동향
전후 일본의 식물공장은 GHQ가 신선하고 위생적인 생채소 확보를 목적으로 생산을 시작한 것이 그 기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0년대에는 쓰쿠바 과학 엑스포에서 1만 개 토마토와 히타치(日立)의 회전식 상추 생산 공장이 전시되면서 인공광형 식물공장이 널리 알려지는 이른바 제1차 붐이 도래했습니다. 이후 1990년대에는 선진 농업으로의 전환을 배경으로 큐피, 카고메 등의 대기업이 참여하며 제2차 붐이 일어났고, 리먼 쇼크 이후(2000년대~2010년대)에는 국내 지역 산업 진흥과 농상공(농업-상업-공업) 연계의 상징이 되면서 제3차 붐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매번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기업들이 철수하거나 사업을 재편하는 사례가 잇따랐습니다.

네덜란드 모델과의 비교
제2차 붐 시기에는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에서도 태양광 이용형 식물공장의 연구 개발이 급속히 진전되어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네덜란드에서는 대규모 식물공장을 활용한 시설원예가 고도로 발전하여 토마토 등 과채류에서 고수확, 고수익 생산 모델이 확립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온실 단지에서의 에너지 공동 이용, 대규모 유통망 정비, 시설 재배에 적합한 품종 개발 등을 포함하는 산업 전체의 통합적인 시스템 덕분입니다. 또한, 국내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유럽 전역으로의 수출을 전제로 한 비즈니스 모델이 확립되어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일본은 높은 에너지 비용, 시장 규모의 제약, 유통 구조의 차이 등으로 인해 대규모화를 통한 비용 절감이나 수출을 전제로 한 사업 전개가 어렵습니다. 그 결과, 네덜란드와 같은 과채류 중심의 고수익 모델은 확립되기 어렵고, 식물공장이나 시설원예에서도 엽채류를 중심으로 비교적 제한적인 품목 생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본 내 엽채류 식물공장의 현황
상추 등 엽채류의 경우, 일본 내에서도 식물공장 생산이 일정한 시장 입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인공광형 식물공장에서 생산되는 상추류의 국내 시장 규모는 생산자 출하액 기준으로 약 200억 엔 규모이며, 상추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 수준입니다. 그러나 최근 기후 불순의 영향으로 노지 채소의 가격과 공급량 변동이 커지면서, 공급량과 품질이 안정적인 식물공장산 채소에 대한 수요가 업무용 및 소매용 모두에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의 식물공장 산업은 오랜 역사와 함께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전해왔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경험은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하려는 한국에 실질적인 교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